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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며칠 앞으로 다가와 버렸구요. 신문과 TV를 통해 이명박, 정동영 대선 후보의 교육정책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참신하고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보고 다소 놀랐습니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큰 논쟁거리니깐요. 이런 정책을 구상하시느라고 두분 모두 많은 고민을 하셨겠지요.  
현재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저로서는 환영할 만한 제도도 있지만, 썩 내키지 않는 부분도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1.정동영 후보의 “수능의 고교졸업자격시험으로의 전환, 내신 위주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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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이건 아니다’란 생각이 듭니다. 정동영 후보께서 최근 치러진 평가원 모의고사나 작년 수능을 한 회라도 직접 풀어보시고 그런 공약을 내 놓으신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수능에서 1등급을 받기위해 공부하는 제 주변의 친구들과 저는 수능시험이 단순 암기가 아닌 오랜기간동안 다져진 이해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공정한 시험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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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내신시험’에 대한 불신은 엄청납니다. 출제자가 학교 선생님이란 것을 감안했을 때,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 하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몇몇 과목에서는 문제 하나만 틀려도 3등급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렇다고 내신 시험 문제의 질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아무런 이해와 창의적 사고방식을 거치지 않은 채 기계같이 달달 외워도 풀 수 있는 문제가 내신에선 엄청 나오죠.

반면 수능에선 그런 문제가 단 한 문제도 나오지 않습니다.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선 새로운 자료를 해석하는 능력, 신속 정확한 독해 능력 및 깊은 사고력이 수반되어야 하거든요. 이런 시험을 고교졸업자격시험정도로 전락시켜버린다는 것은 유능한 수능 출제위원들에 대한 모욕이라 할까요... 차라리 미국의 SAT와 같이 고등학교 2~3학년에 걸쳐 여러번 수능시험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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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오늘날, 옛날 방식의 지식 습득(=내신)은 별 소용이 없습니다. 적은 양을 배우더라도 학생이 좀 더 탐구적인 자세로 배움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교육제도야 말로 진정한 교육대통령이 추구해야할 길일 것입니다.



2. 이명박 후보의 “영어수업 가능 교사 매년 3000명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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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000명이라면 불과 몇년만에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영어 선생님이 바껴버리겠네요. 물론 ‘양성’이란 단어 속에는 현재 학교에 재직중인 영어 교사가 영어 수업이 가능하도록 재교육을 시키겠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겠죠? 그것이 아니라면, 설마 영어로 수업 못 하시는 선생님들을 모두 내쫗고, 해외에서 공부한 일명 ‘해외파’로 선생님들을 새로 임용하는 것인가요? 참 암울한 시나리오입니다.

한국어로 가르쳐도 손색이 전혀 없는 훌륭한 영어 선생님을 저는 많이 접해왔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 분들께서 어른이 다 된 시점에서 50분 내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스피킹 실력을 갖추기가 어디 쉬운 일 일까요? 왜 꼭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강요해야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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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고 해서 영어 사교육비가 절감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학교에 등을 돌린 채 학생들이 찾아가는 인기 영어 학원에서는 과연 영어로 수업을 하나요? 아닙니다. 오히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못 따라가는 학생들이 늘어 영어 사교육비가 더욱 늘어날 것 같아 사뭇 걱정이 되네요.

제 생각에는 정상적으로 영어 수업이 진행되려면 우선 학급당 학생수부터 줄여야 될 것입니다. 30~40명이 한 학급을 이루는 오늘날에는 질문과 참여의 기회가 극히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학생 수가 적어야만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더라도 뒤쳐지는 학생 없이 ‘말하기’ 중심 교육이 현실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PILOGUE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교육공약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니 저는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이 마음에 듭니다.

정동영 후보의 미국대학식 입시제도는 우리 현실에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학생부의 강도를 높이고, 내신과 개성, 특기, 봉사활동, 리더십 등 다양한 전형요소에 근거해서 신입생을 뽑으면 얼마나 말이 많을까요? 옆집 아들은 합격했는데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 자기 아들은 불합격했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이의제기가 있겠습니까. 각 대학 입학처장실에는 전화가 끊이질 않겠죠. 봉사활동도 오죽하겠습니까. 아들, 딸 좋은 대학 보내기 위해 부모님이 두팔 걷고 자식들 봉사활동을 대신해주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미국식제도 도입을 상상해보니 벌써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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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명박 후보 말대로 모든 것을 대학자율화에 맡기는 것이 한국 현실에 맞게끔 현행 교육체제가 개선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대학이 엄청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 이상, 실력 없는 학생을 뽑아가려는 대학교가 어디있겠습니까. 각 대학들은 실력 있는 학생을 뽑기 위해 다양하고 공평한 전형제도를 제시할 것이며,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 내 인재 양성에 심여를 기울일 것입니다. 물론 사교육의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그렇지 못한 학생들보다 더 나은 실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은 저도 인정합니다. 여기서 정부가 개입해야 겠죠.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열약한 여건 때문에 실력 쌓는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되니깐요. 이런면에서 정부가 제 역할을 발휘해야되지, 대학입시제도를 일관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학생들의 실력 하향을 가져올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 대선후보들이 교육공약을 내놓으신게 아니라고 전 믿습니다. 새롭게 출마선언을 하신 이회창 후보 교육공약 추후에 관심있게 살펴봐야 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내년에 대학입시를 치르기 때문에 이번에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가 저에게도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도 많이 불안하죠. 하지만 불확실한 것이 많을수록 그 어느 입시제도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탄탄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시제도가 바뀌는 해에도 다른 모든 사람이 불만을 터뜨릴 때 묵묵히 공부해서 전국 수석을 차지하는 사람은 언제나 있잖습니까. 전 전국수석을 차지할 만큼의 실력은 안되지만, 적어도 저한테 주어진 상황과 조건에 관계없이 묵묵히 공부에 임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p.s. 수능이 끝난 다음주부터 고3이 쓰던 특별교실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밤 12시까지요. 이제 저도 드디어 고3생활이 시작되는 것이죠. ㅠ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고3수험생일기’를 제 블로그에 써나가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많은 성원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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